며칠 전에 일하는 중에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낯익은 전화번호였는데, 전화번호를 딱 보니 어딘지 생각이 잘 나지 않더군요.
어디어디라고 말씀하시니 그제야 생각이 나더군요. 딱히 전화주실 일은 없으신데...

제 이름을 대시면서, 감사패를 하나 보내드리고 싶다고요.

뭔가 했더니..

오늘 택배로 이런 게 왔습니다.


2006년경,

제가 책을 너무 안 읽어서, 책만 쥐면 자꾸 잠들어서, 뭔가 책도 읽고 내가 하고싶은 거를 하면 좋지 않겠는가 싶어서 시작한 게 이 일입니다.

'점자책 제작을 위한 워드입력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회사 다니는 틈틈이 시작한 게 벌써 15년차가 되었습니다.

연고지가 부천이라, 부천점자도서관에서 시작해서 서울강서점자도서관까지 했는데요. 수도권이다 보니 대학도 많고 해서 지원자가 너무 많이 몰려 제가 할 기회를 점점 놓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다 보니 대전점자도서관까지 갔네요.

지난 11월 5일에 訓盲正音 반포 94주년 점자의 날 기념행사를 한다며, 감사패를 받으러 오라고 하기에는 현재 상황이 안 좋고, 멀기도 하고 하니 택배로 보내주신다 하더군요.
(점자의 날은 매년 11월 4일입니다)

오래 참여해줘서 감사하다고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한 게 뭐 있냐고 했더니, 벌써 제가 대전점자도서관과 緣을 맺은 지 10년이라고 합니다.(저도 놀람)


저는 이 자원봉사 덕분에, 책을 정말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독서가 습관이 되었습니다.
전자책을 사서 읽고, 점자로 옮길만 하다 싶으면 종이책을 사서 입력하곤 합니다.
연간 300~400쪽 책 기준 10~13권 정도 입력을 합니다.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입력 속도가 좀 빨라졌죠.

저는, 이것을 자원봉사 감사패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책 많이 읽어서 주는 감사패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독서 많이 합시다. :-D

도쿄 뒷골목 이야기 98p
2009.10.05. 신청 2009.10.31. 제출 2009.11.05. 확인

희망사진관 192p
2009.11.01. 신청 2009.11.15. 제출 2009.11.16. 확인
베토벤의 가계부 140p
2009.01.01. 신청 2009.01.27. 19:08 제출 2009.01.29.19:37 수신

의사와 약에 속지 않는 법 79p
번외. 2009.01.27. 19:08 제출 2009.01.29.19:37 수신

석가와 만난 예수, 예수와 만난 석가 118p
2009.02.01. 신청 2009.02.26. 23:24 제출 2009.03.01. 16:33 수신

호스트1 316p
2009.03.01. 신청 2009.05.17. 22:15 제출 2009.05.19. 16:05 수신

희망사진관 192p
2009.08.01. 신청 2009.11.14. 17:06 제출 2009.11.16. 10:46 수신
2008.02.28. 제출분 : 2월 신청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권
164
발송 2008-02-28 22:39 수신 2008-03-03 14:17

2008.03.16.- 제출 : 3월 신청분
부루마블 세계여행
109
발송 2008-03-16 21:25 수신 2008-03-17 09:38

2008.04.16. 제출분 : 4월 신청분1(4/1 신청)
세계의 숲으로 가다
150
발송 2008-04-16 01:57 수신 2008-04-16 09:21

2008.05. 05. 제출분 : 4월 신청분2(4/1 신청)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4
151
발송 2008-05-05 23:38 수신 2008-05-??

2008.06.28. 제출분 : 5월 신청분1
사랑의 죽음-천년의 우리소설1
86
발송 2008-06-28 21:40 수신 2008-06-30 08:56

2008.08.10. 제출분 : 급신청분
최상현 목사의 사상과 신학
269
발송 2008-08-10 14:58 수신 2008-08-10 15:11

2008.08.15. 제출분 : 5월 신청분2
낯선 세계로의 여행-천년의 우리소설2
92
발송 2008-08-15 23:01 수신 2008-08-18 16:37

2008.09.13. 제출분 : 5월 신청분3 + 개인적 제출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천년의 우리소설3
85
늑대 뛰어넘기
16
발송 2008-09-13 14:40 수신 2008-09-16

2008.10.23. 제출분 : 2008.09.13. 신청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5
190
발송 2008-10-23 23:47 수신 2008-10-24

2008.10.26. 제출분 : 2008.10.20. 신청분
아담과 이브의 낙원일기
33
발송 2008-10-26 12:21 수신 2008-10-27 19:16

2008.11.08. 제출분 : 2008.10.25. 신청분
여행노트
97
발송 2008-11-08 23:42 수신 2008-11-11 13:01

2009.01.03. 제출분 : 2008.11.07. 신청분
신해철의 쾌변독설
201
발송 2009-01-03 17:52 수신 2009-01-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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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3권 완료

2007. 04. 01. 제출분 : 3월 신청분
나비야 청산가자1
141

2007. 05. 04. 제출분 : 4월 신청분
이순신과 임진왜란1
243

2007.05.06. 제출분 : 부정기 제출분
나비야 청산가자2
144쪽

2007. 05. 27. 제출분 : 5월 신청분
청렴과 탐욕의 중국사
173

2007. 07. 09. 제출분 : 6월 신청분
조선의 프로페셔널
167

2007.07.15. 제출분 : 부정기 제출분
황제들의 중국사
192쪽

2007. 09. 03. 제출분 : 7월 신청분
예수 왕조
264

2007. 09. 17. 제출분 : 9월 신청분 2권중 1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
153

2007. 09. 30. 제출분 : 9월 신청분 2권중 2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
170
* 9/17분도 한 번 더 같이 제출.

2007.10.27.제출분 : 10월 신청분
남한산성
170

2007.11.21.제출분 : 11월 신청분1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141

2007.12.19.제출분 : 11월 신청분2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
190

2008.01.13.제출분 : 11월 신청분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174

2008.01.29. 제출분 : 11월 신청분4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3
177

2008.02.08. 제출분 : 11월 신청분5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4
180
-------------------------------
15권.
2008.02.19. 확인서 발급 : 590시간

무엇인가..에 끌려서라기 보다는,
솔직히 퇴근하고 할 일이 HAM밖에 없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전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도 밖에 나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아마도 실직하고 몇 년간 놀면서 광장공포증이 다소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 본다.

부천에는 전국에 몇 안 되는 점자도서관이 있다.
공립도서관은 아니고 모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사설도서관이다.
http://www.pcl.or.kr

위의 누리집에 가 보면 여러 가지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여기에 있었다!
바로 워드봉사였다.
점자책을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에 내가 참여하는 것이다. 텍스트 파일로 된 책을 점자프로그램에 넣으면 점자책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책을 텍스트 파일로 만드는 것이다.
속된 말로 '생 노가다'이다. 죽어라 입력해야 하니.
점자도서관 사서가 매달 주제를 제시한다. 그럼 그 주제에 맞는 책을 내가 4~5권 정도 제시하면 그 중에서 책을 한 권 골라 주고, 나는 두 달 동안 입력해서 전자우편으로 보내 주면 된다.

올 3월달에 시작했는데
벌써 여섯 권째다.
팔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하지만, 내가 입력한 내용을 시각장애인들이 볼 수 있다는 데에서 큰 보람을 갖는다.

그리고, 난 책을 잘 안 읽는 편인데, 이런 기회로 인해 못해도 한 달에 책 한 권은 꼬박꼬박 읽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좋다.
자원봉사증도 주는데 난 아직까지는 자원봉사증이 필요 없다. 회사에서 요구하지 않으니까.
그냥 마냥 친다. 즐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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