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원도가 좋다.

그냥 편하다. 한때 제주도가 좋았는데, 사실 강원도가 더 좋다.

차도 별로 없어 제대로 된 공인연비를 뽑아줘서 더 좋다. 이번에 주행한 거리... 약 400km. 평균연비 13.67km/L. 시내에서 살살 밟아도, 차 없을 때에 출퇴근한답시고 새벽에, 밤늦게 와도 겨우 11km/L 뽑아줘서 매번 다시 경차수동이나 디젤수동을 생각하게 하는 차... 놀라울 뿐이로소이다.

 

하여튼, 강원도다.

4월의 눈.

 

한계령 중턱에서 찍은 한계령. 4월이지만 멋지다.

달리는 중에, 한계령 중턱. 차가 한 대도 없어서 모험 감행.ㅋㅋ

한계령 정상. 눈이 펄펄.

그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내 애인.^^

다음 날 아침.

오색약수 근처 호텔 앞마당. 더할나위 없이 화창하다. 어젯밤의 날씨는 어디가고.

내가 자주 찾는 정암해변.

사람이 별로 없어 좋은 곳이다.

 

화진포호에서 바라본 진부령.

먹구름이 그 직전까지의 하늘을 덮고 있다. 진부령은 이동해보니 밝았다.

그래서 사진이 이렇다.

이벤트는 고정으로 몰고가야겠다.

1. 가평 호문리 드라이브코스에서 창문과 선루프 활짝 열고 버스커버스커 음악 들으면서 40km/h로 주행하기

2. 지인들 중 급 생각나는 두 명에게 지역 특산물 보내주기. - 대진항에 가서.^^

3. 회+술 사먹기-이젠 양이 좀 줄었나보다. 광어大+우럭 또는 우럭+참송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맥주는 넉넉하게 캔맥주 12개면 될 듯. 새로운 횟집을 찾았다.

 

혼자 여행하기는 이게 참 좋다. 다른 사람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좋았다.

이제 다시 속세로 돌아왔다.

열심히 살자.

무작정 떠났었다.

그냥 가고 싶었다.

서울이 답답했다.

내 가슴이 답답했다.

어디론가 훌쩍... 혼자 떠나고 싶었다.

가평 청평댐 근처 75번국도에서 평안함을 느꼈다.

창문 활짝 열고, 선루프까지 열고 버스커버스커 노래를 들으면서 50~60km/h로 달렸다. 그래도 아무도 말 안 했다. 그 길에는 나밖에 없었으니까. 평일의 여행은 이래서 좋다.

그리고 처음으로.. 춘천에 가지 않고 바로 인제로 갔다.

 

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한계령, 오랜만이다.

 

 

내 마음을 알고, 힘들지만 신나게 달려준 녀석. 고맙다.

 

물치항에 가서 회를 떴다.

3만원에 내 팔뚝보다 굵은 숭어 한 마리, 서비스로 양식 광어 한 마리. 33,000원에 말이다. 이게 3인분이다. 내겐 한입거리.

 

호텔방에 혼자 앉아 컵라면을 하나 먹고 회를 먹기 시작했다. 미리 사 간 맥주와 함께.

라면을 괜히 먹었나 싶다. 금방 배가 불러오고, 난 잠이 들었다. 피곤했나보다.

한 30분 자고 집에서 온 전화로 인해 깼다. 다시 배가 고팠다. 먹었다. 마셨다. 취했다.

지인들과 카톡을 하고 전화를 했다.

그래도 난 혼자였다. 아니, 내가 혼자이기를 바란 것이리라.

잠이 들었다.

 

4월 5일 09:40에야 깼다. 부전골에 올라갈까 했는데 이번 기회는 아닌가 보다.

컵라면에 또 술 한 잔을 했다. 아니, 맥주캔을 3개나 마셨다.

11시 반에 체크아웃을 했다.

 

나왔다. 지인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고

늘 가는 해변에 갔다.

7번국도에 있는 정암해변. 난 여기에 오면 두려움과 평안함을 함께 느낀다. 한잔 또 했다.

물치항에 다시 갔다.

나를 아껴 주는 지인들 셋에게 선물을 보냈다.

미시령으로 갔다. 미시령 옛길을 달리고 싶었지만 통행금지다.

미시령터널 앞 휴게소에서 남은 맥주를 2개나 비웠다. 아까 물치항에서 선물 보낼 때 서비스로 받은 오징어와 함께.

그러곤 그냥 달렸다.

기분이 좋아졌다.

춘천에 들러 가족들과 먹을 닭갈비를 샀다. 1인분(300g)에 1만원. 4인분이다.

집으로 갔다.

좋았다.

 

차에는 아직 캔맥주 6개가 남아 있다.

또 떠나겠지.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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