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아리마온센 전철역 옆 가게에서 이렇게 먹었다.

아리마마치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적한 곳을 찾아 아리마온센 전철역 앞으로 왔다. 거기서부터 주택가 시작이라 조용히 먹을 듯싶었다.

택시들 죽 서 있는 옆골목으로 갔더니 식당이 하나 있다.

들어가니 6,70대 아주머니들이 반가이 맞아 준다. 메뉴가 벽에 한가득... '고독한 미식가'에 나오는 듯한, 역앞 메뉴 많은 집이다.ㅎㅎ

우동을 시켰더니 세트메뉴라고 한다. 김밥과 세트였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인 김밥을 시켰다.

날이 좀 스산했는데, 우동국물 마시고 좀 따뜻해졌다. 깁밥 김에는 참기름 이런거 뭐 안 바른다. 그냥 생김이다.

920엔.

그다음 저녁식사

음... 이번에 익스피디아로 하나코야도를 또 예약하면서... 1박 29만원에 무심코 결제했다. 석,조식 포함.

온천료칸은 다 금액이 이러니까.

당연히 석식이 일반식으로 나올 줄 알고 온천욕 하고 나와서 맥주도 한 잔 하고 군것질을 좀 했는데...

이런 제길... 

가이세키가 나왔다.

가이세키 요리( 懐石料理 かいせきりょうり) :  요리를 만드는 대로 한 가지씩 손님에게 내어 놓는 일본식 고급 요리. 줄여서 가이세키かいせき라고 부른다.

이 집 가이세키가... 맛있고 정말 예쁜데, 배도 부르기 때문에...ㅋㅋ-_-;; 좀 후회했다.

대략 1식에 7,000엔 정도 잡으시면 되겠다.

그때그때 나오는 제철 식자재로 만들기 때문에 매번 다르다.

 

앞에서 요리사님 두 분이 계속 왔다갔다 하시면서 음식을 만드신다.

먹기 전에 유자스파클링술 한 병 시킴. 1,100엔. 유자청+트레비 플레인+알코올 섞은 듯함. 도수 5%. 딱 먹기 좋음. 맛있었다.
1. 무를 삶아서 그 위에 곡식가루 소스 부어서 나옴. 쑥 맛이 살짝 있음. 담백하고 달지 않음.
2. 오른쪽은 하나코야도에서 만드는 전통 화과자 2종, 왼쪽은 4가지 채소로 만든 츠케모노(장아찌), 버섯구이, 초밥
3. 위에는 꽃모양 곤약, 아래는 조갯살 어묵. 담백하다.
4. (왼쪽부터)줄무늬전갱이회, 쥐치회 그리고 생선내장 회 일부와 멍게 회
5. 은대구 구이. 밑에 허연 놈은 은대구 모양으로 빚었다는 찹쌀떡.ㅋㅋ
6. 팥 넣은 찹쌀떡을 걸쭉한 파 국에 넣어서 국처럼 끓여 줌.

여기서 잠깐... 위에 말했던 하나코야도 자체 제작 전통 화과자... 1,000년 정도 된 일본 전통 화과자란다.

요리사님 한 분이 여기까지 먹을 동안 1시간여 동안 프라이팬에 우유같은 것을 넣고 계속 주걱으로 타지 않게 돌려주고 있었다.

그게 1시간여가 되니 꾸덕꾸덕해지고,

그걸 접고 접어서 떡처럼 만들더니

녹지 않는 특수 장갑을 끼고 프라이팬 위에서 계속 치댄다.

그거를 서빙 직원이 작은 티스푼에 조금씩 떠서 가이세키 먹고 있던 5명에게 건네준다.

이게 전통 화과자 원재료라고 한다.

우유맛만 남고, 말랑말랑한 과자 비스무레하게 되었다. 향이 좋았다.

이게 아무때나 있는 게 아닌데... 운이 정말 좋았다.

누군가 투숙객 중에서 주문이 있어서 만들고 있겠지.

다음 번에는 한번 주문해봐야겠다.

(방에 들어오면 안내장에 주문할 수 있게 주문장도 같이 있음)

7. 고베산 와규 구이(고베의 산다 지역 쇠고기라고 함). 근데 달다.
8. 밥과 된장국. 미소시루같지 않고 우리 된장국 같다. 버섯 등 갖은 채소를 넣어서 구수했다.

이 뒤에 디저트가 2종 더 있는데,

이미 나는 7번 단계에서 배가 터졌다.-_-;;

밥도 조금만 받아서 먹었는데, 목까지 차올라 거의 먹지 못했다.

디저트를 방으로 가져다주겠다고 하셨는데... 으흐... 더 먹으면 토할 것 같았다.ㅠㅠ

 

다음 번에 오면 절대 밥먹기 전에 군것질은 하지 않으리라.

 

다음날 아침밥

여긴 꼭 생선구이가 하나씩 나온다. 그리고 김, 두부, 샐러드, 우메보시(매실장아찌), 밥, 버섯된장국.

든든하지만 배부르지 않은 딱 적당한 아침밥이다.

 

아리마온센은 다시 가고 싶다.ㅎㅎ

* 19번째 일본여행을 하면서 가져간 노트북에 매일 간단히 所懷를 적어놓았던 것을 옮겨옵니다.

 

흠... 확실히 일본향 멀티탭을 사니 전기 쓰기가 편하군.ㅋㅋ 빨리 살 걸...ㅠ

 

일찍 배 채우고 오사카를 떠난다.

미도스지선 신사이바시역에서 전철을 타고 우메다로 간다. 우메다는 하도 넓어서 10여 번을 갔지만 아직도 두려움의 대상.

하지만 전날 터미널까지 가는 길을 미리 답사했기에 쉽게 갔다. 터미널 못 찾으면 한큐본선 올라가는 데에 있는 키노쿠니야 서점을 찾아라. 그 뒤쪽 건너편에 한큐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다.

한큐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직전
처음엔 길이 이랬는데...
아놔... 정체 시작
어찌됐든 정체를 뚫고 아리마온센 TG에 도착

현재 효고현 아리마초 아리마온센이다.

한큐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직행 타고 55분인데, 오사카부 빠져나가는 데에 고속도로 정체가 심해서 65분 걸렸다.

오늘 아리마온센 미어터졌다. 성년의 날 영향이 큰 듯.

아리마온센 고속버스터미널 앞.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

15시 체크인이라 료칸에 짐 맡겨놓고

아리마온센 6번 방문에 3번째 숙박하는 하나코야도. 100년 조금 넘었음. 고베시 지정문화재 건물이다.

로프웨이로 롯코산 다녀올까 하다가 안 갔음. 안내판 보니까 그닥 볼 게 없더라.

아리마온센 로프웨이 역. 갈 때마다 롯코산 안 가고 돌아온다.ㅋㅋ

니시다후데텐(아리마 인형붓 제작, 판매점)에 들러 인사드리고... 5년 전에 사간 붓 잘 쓰고 있다고 감사인사드리고 또 한 자루 샀다.

니시다후데텐. 건물은 새 것이지만 450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여기서 파는 붓 일부. 이번에도 2,200엔짜리 붓을 한 자루 샀다. 선물용으로.

** 참고 : 아리마후데 -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내 네네부인과 아들 히데요리를 데리고 휴양차 자주 들른 곳이 아리마온센이다. 히데요리가 어려서 공부도 안 하고 해서 좀 흥미가 생기게 만들어보라고 지시해서 이 지역에 살던 분이 처음 만든 게 '닌교후데'이다. 우리말로 '인형 붓'. 눕히면 붓 윗단에서 인형이 튀어나오고, 세우면 인형이 사라진다. 히데요리 주려고 만든 붓이... 대대로 이 집만 만들게 되었다.

 

나는 8년 전쯤 지금 사장님 전 대의 할아버지께서 만드실 때에 한 자루 샀고, 5년 전쯤 아버지 모시고 가서 한 자루 샀고, 파파고로 이리저리 소통하다 왔다. 이번에 가서 인사드렸다.

닌교후데는 문화재적 가치가 있으나, 붓의 질은 우리나라 것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어차피 붓도 한반도에서 넘어간 거라), 다른 일반 붓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그 다음에 츠즈미카타키 폭포에 갔다. 고베의 상수원.

그 앞에 작은 매점 하나 있었는데, 역병기에 다 없어졌다 보다. 폐허가 되어 있었다... 으시시한 분위기를 자아내더군. 보러 간 사람도 내 앞에 먼저 간 부부밖에 없었던지라... 시커먼 물이 더 무섭게 느껴져서 재빨리 내려왔다.

아래쪽 아리마 마치는 전보다 먹을 데도 많이 생기고 깔끔해졌다.

아리마마치

하지만, 여기 온 목적은... 온천이 목적이라...ㅋㅋㅋ

15시에 잽싸게 체크인하고(세 번째 묵는다고 살짝 격하게(?) 환영받음.ㅋㅋ) 바로 온천욕을 했다.

이 료칸 뒤에 바로 원천이 있어서, 원천으로 영업하는 료칸이다. 또한 건물이 고베시 등록문화재이고. (개항 당시 건축) 7실밖에 없다.

내가 1박할 방이다.
개항 당시의 약간 고전적인 분위기가 묻어 있다.

아리마온센의 수원은 3가지이다.

유황나트륨탕, 라듐탕, 탄산탕. 유황나트륨온천이 킨노유(金湯), 라듐탕이 긴노유(銀湯). 탄산탕은 冷泉이라 목욕용으로 쓰지 않고 식품류만 만듦.(사이다, 맥주, 센베 등) 아리마온센 거리 꼭대기 지점에 탄산온천공원이 있는데, 거기 연못이... ㅎㅎ 으시시한데 물이 부글부글 올라온다. 그게 탄산임. 손 담궈봐도 상관 없음.

탄산탕 외에는 아직 수온이 70℃가 넘어 식혀서 쓴다.

 

이 료칸은... 獨湯이 장점이다. 내가 들어가서 문 잠그면 나혼자 쓴다. 반드시 1명만 들어가게 되어 있는 온센탕이 2곳. 그 안에 유황탕과 솥단지-_-;;의 라듐탕이 있다. 밖에 복도에 부엉이가 있는데 부엉이 눈깔에 불이 2개 들어와 있으면 두 탕 다 쓰고 있다는 거지.

이용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무제한 맘대로. ㅋㅋ 좀전에 하러 갔다가 만실이라 그냥 돌아왔다.

문제의 부엉이...ㅋㅋ
이렇게 눈깔 둘 다 빛이 나면 두 독탕 다 사람이 있다는 거다.
독탕1 탈의실. 들어와서 문고리 꼭 구멍에 넣지 않으면 누군가가 문 열고 들어온다.ㅋㅋ
지옥탕(?) 입구
딱 요만하다. 저 탕에 나 혼자 들어가면 딱 맞는다. 왼쪽은 유황탕, 오른쪽 솥단지는 라듐탕.

지금 저녁을 배터지게 먹고 의문을 하나 갖고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내가 분명... 1박에 조,석식 포함으로 익스피디아에서 결제했는데... 분명 일반 석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가이세키가 나왔다!-_-;;

고작 세 번째 온 손님에게 업그레이드해 줄 리는 없고...

여기가 역병기 이전 정상 시세라서 그대로 결제했는데... (1박 29만원... 역병기 이전엔 1박 25~27만원) 왜 가이세키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배터져서...(아무래도 잘 때 나 잡아먹으려는 듯함) 마지막 고베와규도 두 점밖에 못 먹고, 디저트도 포기하고 올라왔다.

여기 가이세키는 솔직히 강추함. 한번에 다 나오지 않고 코스요리로 야금야금 나오는데, 양이 은근히 된다. 그러니 식사시간 정하면 그때까지 잡다한 주전부리 절대 하지 마라. 나중에 후회한다.

이번에 유자술(350ml) 시켰는데, 성공이었다. 유자청에 알코올+트레비급 탄산 섞어놓은 듯한데 향도 맛도 베리 굿이었다. 1,100엔 추가금.

가이세키는 별도로 사진 올리겠음. 여기에 다 못 올림.

 

내일 떠나는 게 아쉽지만,

올 때마다 늘 아쉽지 않은 료칸과 식사를 마쳤다.

다음에 또 올 듯하다.

다음 번에 여행올 때에는 돈이 좀 들더라도 료칸만으로 구성해서 돌까 한다. 온천에 미친지라...ㅋㅋ

이제 도시(오사카)는 질렸다.

 

독탕 비었는지 다시 가봐야겠다.ㅋ

 

**참고 : 여기 대체로 다 친절한데 살짝 불친절한 곳 2곳 있음.

- 아리마맥주 브루어리 : 독점인데, 8년 넘게 현금결제만 고수함. 페이, 카드 뭐 다 안 됨. 그냥 술만 팔음. 직원 2명인데 그냥 로봇임. 감정도 없고 맛있다고 감사하다고 해도 그냥 뚱하게 있음.

- 아리마온센 버스터미널 매표소 : 아줌마가 똘끼가 좀 있음. 몇 년 전에 한국 뉴스에도 나옴. 버스표에 이름 기재해야 하는데, 지가 물어보다가 속터지면 욕설로 기재함. 한국사람의 경우 일본어로 '이씨 새끼' 이렇게 입력해서 논란이 됐음. 오늘도 내일 표 예매한 것을 확인차 물어봤는데, 이쪽 지역 사투리로 말해서 소통불가. 영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결국은 교토가는 버스가 없다고 우김.(하지만... 17:30경 교토행 버스가 손님을 태우고 있는 것을 확인)

'일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번째 일본여행 7일차(1/11)  (0) 2023.01.15
19번째 일본여행 6일차(1/10)  (0) 2023.01.14
19번째 일본여행 4일차(1/8)  (0) 2023.01.14
19번째 일본여행 3일차(1/7)  (0) 2023.01.14
19번째 일본여행 2일차(1/6)  (0) 2023.01.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