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책입니다.

책제목 : 요즘, 일본-넓고 얕은, 때때로 아주 깊은 일본 이야기

ISBN 979-11-92421-03-2

 

책 겉장의 작가 소개에 보면, 작가는 일본에 200번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래서 꽤 존경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정도의 수준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라는 게 책을 덮는 시점에서 느낀 점이다.
다른 나라 소개서는 대부분이 자기가 본 방향에서 자기 생각만 쓰여진 게 대부분이라서, 정말 폭넓게 다독과 정독을 병행하지 않으면 실체를 잡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단편적인 몇 가지 내용만 가지고 다른 나라, 특히 일본을 판단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고대부터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의 문화 소개서 같은 책을 쓰려면 전후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써 줘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본관계 서적, 전문서, 논문까지(특히 문화, 역사, 생활 전반) 다독과 정독을 병행해서 읽은 나로서는, 읽으면서 헛웃음만 나는 부분도 많았다. 이게 일본 소개 서적인지, 혐일 서적인지 알 수 없는 내용부터, 주제를 알 수 없는 엉뚱한 발언까지 등장하고, 급기야는 독자에게 잘못된 지식까지 전달하고 있어, 이 책을 대체 왜 썼는지 모를 정도였다.

몇 가지 짚어보자.
재일동포가 북한 국적이라고?
이건 어디서 들은 말일까??
방송사 피디라는 양반이 미디어도 접하지 않은 것인가. 몇 년 전 모 방송사에서 축구선수 정대세를 인터뷰한 내용 중에도 있었다. 기자가 '당신은 왜 북한 대표로 뛰었습니까? 북한 국적자입니까?'라고 물었는데, 그는 당당히 조선 국적자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 뛸 수도 있었지만 나를 받아준 곳이 북한이어서 북한 대표로 뛴 거라고.

그렇다. 재일동포는 조선 국적자다. 한국과 북한은 이념으로 갈라진 국가 구분이어서 그것을 선택하지 않고 그 이전 시대인 조선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학자들이 쓴, 수많은 일본 관계 서적을 찾아봐도 다 그렇게 되어 있다.
사실을 검증하고 쓰지 않은 책은 독자들에게 큰 혼란과 오해를 안겨줄 뿐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옥에 티였다.


그나마 가장 잘 쓴 부분은 정치, 경제 부분이다. 지면상 다 못 적은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비교적 바로잡힌 관점에서 쓰였다. 하지만... 감정이 너무 실려 있어서 보기 안좋았던 부분도 있다. 또한 일본민족의 특성과 관련한 그들의 코로나 대처 방식에 대해서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내용을 종합해서 비난 일색으로 사실을 나열했을 뿐, 이게 어떤 상황과 관련이 있는 건지 뜬금없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챕터별로 썼다기 보다는 본인 감정의 흐름대로 나열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책 전체에 퍼져 있다.

그리고, 글 쓰는 방법은 좀 고치셔야 할 것 같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그것과 글쓰기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마치 대화하듯이 명사로 끝나 버리는 종결형이 너무나 많다. 한참 몰입해 있는데, 정상적인 종결어미나 서술격조사로 끝나지 않고 문장을 마무리해버린다든가, 입으로 말하던 방식 그대로 조사를 빼먹은 문장을 남발한다든가.
당신은 편할 지 모르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 새로 접한 정보만 감안해서 별 5개 만점에 2개 준다.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고,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겠다.
일본에 17번 다녀온 나보다도 더 일본을 모르는 사람이다.
여행은 다녀올 때마다 궁금했던 점을 찾아보고 보강해서 그 다음에 나가는 게 맞는 거다. 이 저자는 200번을 다녀와서 그거로 끝내는 게 아니라 보강학습을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은 보이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가 '덕후'라고 칭하는데, 푸훗... 그 정도는 아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호도하는 내용이 많아 권하고 싶지 않다.
관련된 다른 책들을 많이 읽은 다음에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아무리 관심분야 책이어도 내용이 별로면 본 뒤에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버리는데, 이 책도 그 부류에 들어간다.

요즘 책 볼 시간이 많아서(응? 왜일까??) 이번 달에는 계획 초과로 책을 많이 샀습니다.

물론 다 읽었습니다.

이번 달만 6권을 샀네요.


더 사고픈 책이 있지만 예산이 받쳐주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ㅠㅠ 다음 달로 넘깁니다.


마지막 2권에 대한 서평입니다.


구입처 : 알라딘 E-book

알라딘 제 서재에도 같은 내용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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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1. [그 환자] 재스퍼 드윗 저, 서은원 역, 시월이일, 2020.

내 평점 ★★☆

제목 : 광고만 뛰어난 소설. 2% 부족함.


네이버 책소개에서 예고편을 보고 '음, 상당하겠는데?'라는 기대를 안고 기다렸다가 E-book을 샀다.


그런데 1시간 반만에 다 읽었다. 다시 읽을 생각도 없다.


의학과 초자연을 넘나드는 서스펜스겠거니 생각했는데, 2% 부족했다.

초자연적인 부분을 설명하기에도 묘사와 사건의 전개 연관성 자체가 부족하고,

정신의학적인 측면에서의 병증을 설명하기에도 다소 부족했다. 등장인물 간의 논쟁은 있으나 그 이상의 정신의학적인 연관성도 부족하고, 초자연적인 요소를 넣긴 했으나,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오히려 과도하게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려고 하는 작가의 의도가 부각되어 있어 지금까지 갖고 있던 배경지식에 의존해서 억지로 이야기를 끼워맞춰야 하는 점이 매우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다.


광고만 보고 산 내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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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2.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정명섭 저, 들녘, 2020.

내 평점 ★

제목 : 쓰다만 책


요즘 코로나19 팬데믹도 있고 최근에 영화 '살아있다'도 보았고 해서 마침 눈에 띄길래 E-book으로 샀다.

오래 읽을 줄 알았는데, 몇 시간 만에 후딱 읽었다.

이 말의 의미는,


 첫째,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인류 멸망 후의 지구, 좀비에 대한 묘사, 이후 시대의 인류의 대처, 혼란 초기 생존자의 일기 등에 대해 상세하고 치밀한 묘사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일기의 공간적 배경이 낯선 곳이 아니어서(전 직장 근처) 읽으면서 더욱 상상이 잘 되었던 것도 있었다.


 둘째, 쩝쩝(=입맛다시기)

 한참 몰입되어 2차전으로 넘어가나 싶었는데 그냥 끝나버렸다.

 내가 Wi-Fi에서 E-book을 내려받을 때에 뭔가 문제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뒷부분 내용이 잘렸다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안정적인 Wi-Fi 망에서 다시 내려받았으나 처음과 같았다. 화가 났다. '쓰다만 책'이라는 느낌이 너무나 강렬했다. 웹 검색을 해 보니 이게 '열린 결말'이라고 하는데, 이건 열린 결말이 아니다. '쓰다 말았'다. 열린 결말이라 함은, 어느 정도 내용을 마무리해 주면서 한꼭지 정도 남겨 두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게 문학에서 말하는 진정한 '열린 결말'이다.

 가장 가까운 예가 바로, 영화 '살아있다'가 아닐까. 어느 정도 마무리해 주면서 또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지 않는가.

 한참 또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갑자기 이야기를 툭 잘라먹고 끝내버리는 방식. 황당하기 그지없다. 영화 '사라진 시간' 같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 이런 현실이 올까? 하는 일종의 공포감도 느끼게 해 주었고,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현실상황묘사에 대해서는 극찬하고 싶으나, '쓰다만 책'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기에 별 2개밖에 못 주겠다.


 끝부분에 '2편에서 계속'이라고 쓰여 있었다면 별 5개를 줬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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