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냥 울적하여 무작정 집을 나섰다.
원래는 오대산 상원사가 가고 싶었다. 그 울창한 숲이 보고 싶었던 게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돈이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다 보니 시간은 흘러흘러 오후 2시가 다 되어 버렸다.
그래도 무작정 나왔다.
서울을 통과하다 보니 원주에 있는 후배한테 가고 싶어졌다.
후배한테 가겠노라고 연락하고 팔당댐 쪽으로 해서 양평으로 해서 홍천 가서 중앙고속도로를 탔다.
원주휴게소에 잠시 섰는데,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이 생각나서,
잠시 정신을 딴데 팔고 그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그래도 반가웠다. 7년만에 다시 통화가 된 것이니.
원주 들어가면 만나겠노라고 약속을 잡아 놓고.

원주에 들어갔다.
후배랑 술 한 잔 걸치고 후배네 집에 들어가서, 다시 전화를 했다.
나왔다.
술 마셨다.
여전히 그놈은 그놈의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보고 뭐라 그런다. 졸업하고 잠적해 버린 놈이 딱 둘 있는데, 그중 한 놈이 나라고.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욕이 많이 나온다고.
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나만의 세상을 구축해 버렸으니까.
어차피 사람 사는 거 다 그런 것 아닌가.
따로 엮이면 엮인 세상에서 사는 거고, 다른 데 엮인 사람이 보면 욕하는 건 당연하고.
그놈들이 나를 보면 참 한심해 보일 거다.
나는 그놈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놈들은 그놈들 세상에서 사는 거니까. 내 생활과 관계 없으니까.
술마시면 생각나지만, 술 깨면 생각하기 싫은 놈들이다.

다시 나만의 세상으로 돌아왔다.
원주에서 여기까지 1시간 52분에 쨌다. 갈 때는 4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맑은 공기 많이 마시고 돌아왔다.
그래도 후배를 만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가는 길에 교신도 많이 했고.

이제 그놈들과는 緣을 아예 끊자. 그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은 만큼, 난 더 이상 그곳에 엮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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