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 없이 쓴다.
아무생각 없이 간판만 보면 중얼댄다.

CW 부호 암기의 증상이다.
하루에 딱 한 시간씩만 전신부호를 외우기로 했다.
어차피 올해 시험 다 놓쳤으니, 내년 3월에나 봐야 한다.
(11월 시험이 있긴 한데, 취업시험과 1주일 차이라 응시하기에 좀 부담스럽다.)

그럴 바에얀, 차라리 열심히 익혀서 상위급을 봐야겠다고 목표를 수정했다.

hl2ibc님 카페에 있는 안내대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한다.
요령 안 피우고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잡생각 안 들고.

지금까지 보이스통신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못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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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제 낮에 부산지부 컨테스트 교신을 하는 국들이 있어 응해 주었는데.
어제 공간상태가 참 나쁘더라. 그냥 겨우겨우 교신했다.

그 중 한 국이 호출부호를 못 알아들어 컨테스트 치고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답해 주었다.(2~3분 했던 것 같음.)

7.07에서 모 단체국과 교신하는데,
어제의 컨테스트 조건은, 호출부호, 시그널리포트, KDN, 핸들(이름)을 얘기해 주어야 했다.

나한테는 단파의 잡음상태를 다 고려하고도 첫 목소리는 5-7, 그 다음부터는 5-9로 수신되었다.

근데 그쪽은 잘 안 들리나 보다.

내 호출부호를 ds2wgl로 수신하데.
이름도 성을 잘못 수신했고.

그래서 다시 불러주는데 도통 수신이 안 되나 보다. 잘 안 들려서 자기네들끼리 '뭐라는 거야?'라고 숙덕이는 소리까지 들리더군.

그러면서 5-9를 주데.

이게 5-9 맞나?
나는 이게 5-9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신기억을 더듬어 보면,

단체국 : "수신상태가 안 좋네요. 콜사인, KDN, 핸들 좀 다시 알려주시겠습니까?"

나 : "DS2 Whiskey Golf Victoria, KDN Charley Zero Five, 핸들 신발 할 때 '신', 기차 할 때 '기', 현명하다 할 때 '현' QSL?"

단체국 : "아.. KDN 카피했습니다. 5-9 드립니다. 호출부호 DS2 다음과 핸들 다시 한 번요."

...

호출부호도 제대로 카피 못하면서 5-9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예의일까.
그냥 솔직한 시그널 리포트를 주는 것이 참된 예의가 아닐까.
솔직한 시그널 리포트를 받고 싶은데 안 주네. 제대로 달라고 우기기도 그렇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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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誌에 나다.

2005.부천지부 다교신상 수상ㅎㅎ


2005.신년QSO Party 개인 7MHz 부문 SWL 1위


할려면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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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 목표다.

MFJ-259B
튜너 사는 것보다 이런 놈 하나 사서 안테나 편하게 맞추는 것이 낫겠다.
춘천에 있을 때 구라니시 BR-200을 빌려서 역v 다이폴 설치 때 유용하게 썼었다.
hl2dde님한테.. 안 빌려준다는 것 깨끗하게 잘 쓰겠노라 사정사정해서 빌려다가 안테나 칠 때 썼는데, 오오.. 정말 대단.
그런데 이녀석이 값이 확 뛰었다.
그때 사뒀어야 하는 것인데, 안테나 치는 것을 너무 얕봤다.
지금 50만원이네.
그래서, 동일 성능의 MFJ-259B로 목표를 정했다.
이놈도 만만치 않은 가격.-_-;
396,000원.
한 번 모아봐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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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덕택에, 올해 2번 있는 CW 시험 중 한 번을 놓쳤다.
3급 전신이면 필기시험이 면제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뭔 놈의 생각이 들었는지 시험을 그만 놓쳐 버리고 말았다.
다음 번 시험 일정을 보니, 이런, 임용고사와 날짜상으로 거의 겹쳐들어간다.
11월 말에 CW 시험이 있다.

결국 올해는 CW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내 자신에게 짜증이 가득 났다.

그제까지의 일이다.

어제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내년에 보는 거야.
대신 올해 열심히 연습해서 능수능란하게 만드는 거야.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해 보자.
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hl2ibc님의 학습방법에 따라 열심히 익혀 보기로 했다.
지금 숫자 다 익히고 한글코드 들어갔다.
특별시험이 있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그냥 현재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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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에 입문하시는 분들께.

아마추어무선사 3년차라는 왕초보 실력으로 모 아마추어무선 관련 카페의 운영자를 하다 보니 햄에 대한 각종 문의가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다.
햄에 대한 내공이 높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남보다 조금 더 잘 활용하기 때문에 하는 것임을 왜들 모르시는지.

하여튼,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나는 꼭 외국이랑 교신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죠?
*어떻게 하면 경찰주파수 도청할 수 있어요?
*햄장비 사면 CB주파수도 같이 들을 수 있죠?

...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장문의 글로서 답을 해 준다.
짧아질래야 짧아질 수가 없는 질문이다.
몇 년전 KDN D24에서는 144MHz 콜주파수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콜주파수에서 수십 차례씩 일본어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여러 무선국들은 1년에 한두 번 있는 144MHz DX 신호가 들어온 줄 알고 잔뜩 긴장했었는데 알고 보니 같은 로컬 내의 무선국이었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그 분이 일본에서 다년간 살다 오셨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과 교신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서 고민하던 차에 주변의 지인들이 아마추어무선을 한 번 해 보라고 권했다 한다. 그러면 전세계와 교신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마추어무선기사 3급 전화급을 취득하고 덜컥 장비를 산 것이 144MHz 장비, 안테나는 3S GP.
그 험한 산악지대인 D24에서 일본어로 목이 터져라 cq를 날렸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안 나오더란다.
144MHz는 DX용이라 볼 수 없는데.
해프닝으로 끝난 것이다.
그 분이 요즘도 주파수에 나오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1년 전까지 D01에 있을 때에도 주파수에서 조용했다는 얘기만 들었다.

목표에 대한 의지는 강하였을지 몰라도, 충분한 정보의 습득을 하지 못한 채 덤볐던 것이라고나 할까.

개국하자마자 외국과의 교신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그에 대한 합당한 장비와 시설에 관한 나의 경험을 조금 들려준다. 그나마 나는 중고장비를 구입했기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는 비용이 조금 적게 들었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일단 여기서 기가 팍 죽는다.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분들도 계신다.

장비를 구입했다 치자고. 허구한 날 바뀌는 전파상태와 기상상태에 따른 안테나의 변화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이 부분은 자세히 얘기할 수가 없다. 나도 안테나지식이 부족할 뿐더러, 그분들은 초심자라 기초를 얘기해도 잘 모른다.)

그러면서 서서히.. 햄은 외국과의 교신이 전부가 아니다. 국내국 교신도 평생 해도 다 못한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 경험이 쌓인 후에 외국과의 교신을 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해준다.
기백만원 하는 장비를 처음부터 구입하면 좋겠지만 실력과 여건을 감안할 때 가장 많이 시작하는 144MHz부터 입문하시라고 권한다.
처음에는 영 마음내켜하지 않지만 일단 마이크만 잡아봐라.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정말 열심히 한다.

햄은 의지의 문제다.
나는 기계에 먼지 쌓이는 것 보기 안타까워서, 비싼 돈 주고 산 게 아까워서 죽어라 한다. 요즘은 뭔 잡생각이 들었는지 조금 해이해져서 내 자신이 안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외국과의 교신이 전부가 아니다.
국내국부터, 기초 교신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라. 때가 되면 다 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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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 갔는데 누군가 불러줄 때.
그게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불렀던 나를 알아보고 불러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참 기분이 좋다.
오늘은 경기 파주(C024)에 갔다 왔다.
할머니 산소에 벌초하러 갔다 왔다.
동생이 차를 새로 사서 운전연습 겸 가느라 나는 뒤에서 졸졸 따라갔다 왔는데, 할머니 산소에서 나와서 돌아오는 길에 연천 방면 국도는 5km가 넘게 정체되어 서 있었다.
음악을 안 틀고 어머니 옆에 모시고 오는 도중에 혹시나 정체상황을 궁금해하는, 정체상황에 끼어 있는 국장님들이 계실까 싶어 넌지시 리그의 전원을 켰다.
바로 콜주파수에서 소리가 나온다. 신호로 봐서는 아주 가까운데 있었다.

나는 그냥 동네 국장님들 소리겠지 싶었는데, 거기서 내 호출부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앗~ qrz ds2wgv~

덤프트럭을 운전하시는 6k2egy om이 맞은 편 차선에 정체로 서 있다가 천천히 지나가는 내 차를 보시고 바로 콜링을 하신 것이었다.
차 앞유리에는 아주 작게 호출부호를 붙여 놨고 뒷유리에는 크게 붙여 놨는데, 앞유리의 호출부호를 보셨단다.

바로 정체상황을 물으시더라.
잠깐 알려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옆좌석에는 예전에 2~3차례 교신했던 ds2nrr om이 타고 계시더라. 아, 부천지부 분들이구나.
타지에서 나를 불러주고, 그 중에는 나도 아는 om이 계셔서 기분이 좋았다.
요즘 틀어진 안테나 때문에 집에서 마이크를 잡기 어려운 상황, 교신에 목말라 있었는데, 소중한 교신 한 건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렇게 무전기로 만나는 사람들이 좋다.
무전기로 사람들을 만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얼른 집 안테나를 고쳐야겠다.
7MHz에서는 양양 산불 관계로 재난통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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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무선통신을 시작할 때, 나는 생활무선국으로 시작했다.
(1999년)
생활무선국을 몇 년 하다가 주위 친구들의 영향으로 햄에 입문했다.
머리가 나쁘고 노력이 부족한 탓에 시험을 네 번이나 보고서야 겨우 햄 자격증을 땄다.
2002년 11월, 144MHz를 시작했다.
멋도 모르고 시작한지라 실수도 많이 하고 좌충우돌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익혀 나갔다.
그러다가 돈을 조금씩 모아 중고 단파장비를 구입하면서 조금 더 시야가 넓어졌다.
(2003년 9월)

그런데 주변에서 이상한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 27MHz(생활무선국) 교신도 교신이라고 하냐, 유치하긴.
* 144MHz도 주파수냐, 그걸 교신이라고 하냐, 유치하긴.
* 7MHz SSB 국내교신도 교신 축에 끼는 거냐, 유치하다 유치해.

첫 번째 말은 27MHz를 해 보지 않고 바로 햄을 시작한 분들이 말하는 것이고,
두 번째 말은 단파나 그 이상급의 교신을 하는 분들의 말이고,
세 번째 말은 전신이나 DX를 주로 하는 분들의 말이다.

아마추어는 우호적이고 연구심을 간직해야 한다고 했다.
얼마나들 잘나셨길래 그런 말씀들을 하실까.

나는 모든 주파수는, 모든 교신은 항상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송·수신 거리의 차이는 있다.
그렇다고 3km 밖에 있는 무선국과의 교신하고, 300km 밖에 있는 무선국과의 교신하고, 3,000km 밖에 있는 무선국과의 교신하고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호적이기 때문에,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불특정 다수 무선국들을 만나 서로간에 인맥을 형성해 나가고, 서로간에 교신정보도 주고받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과 동질감을 갖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처음에 100명이 144MHz로 햄을 시작하면,
1년이 지나면 50명이 떨어져 나가고
그 뒤 6개월이 지나면 20명이 떨어져 나가고
그 뒤 6개월째는 HF로 20명 정도가 들어오는데
이 20명 중 15명 정도는 1년을 못 버티고 떨어져나간다고 한다.
나머지 5명만이 햄을 지속한다고 어느 om이 조언을 주었다.

그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자기발전)이 필요한 취미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집이라는 것이 생기나보다.
잘못된 아집.
편견이겠지.
다른 무선국들보다 고급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하지 않는, 예전에 잠깐 했던 주파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닐까.

짧은 무선통신 경력이지만, 어느 한 주파수에서의 교신을 '마스터했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 새로운 햄이 배출되니까.
한 주파수의 모든 햄과 교신을 했다 할지언정 다음날이면 새로운 국이 등장하고, 주파수의 상태는 매일 변동이 있기 때문이니까.

다른 주파수를 폄하하는 국장님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올챙이 적 생각 못 하시냐고 묻고 싶다.
처음부터 그런 고급기술을 사용하셨는지?
갓 시작하는 햄들의 기를 꺾지 말아 주십사 부탁드리고 싶다.
그런 주파수를 폄하하는 행동은, 자신이 잘났음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못나고 치졸한 사람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행동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모든 주파수는 동등하다.
더 높은 고급 기술을 익히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정 또는 여건을 가진 무선국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편견 속에 모든 사람을 싸잡아 넣으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냥 조용히, 자신의 교신에 몰두해 줬으면 좋겠다.
자신의 교신기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면 오로지 그것에 대해서만 조언을 주고 정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다른 잡소리는 일체 끈 채로.
어제 서울역 지하철역에서 멋진 아저씨를 봤다.
인천행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지나갔다.
그 사이에 아주 땅딸막한 아저씨 한 분이 검정색 모자를 쓰고 빨간 등산복 차림으로 지나가는데 무엇인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아.
왼쪽 어깨에 걸린 무전기!
켄우드 핸디로 추정됐다. 반 접히는 해리컬 안테나가 어깨 뒤로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큰 배낭의 가장 바깥쪽 망 주머니에는 아마도, 자작 야기 안테나로 보이는 안테나 몇 조가 담겨 있었다.

모자 옆에는 아주 멋지게
6K2FMC
라고 노란색 글씨로 써 있었다.

쫓아가서 잡고 '햄이세요?'
'저도 햄입니다. 멋져 보여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ds2wgv입니다.'
라고 하고 싶었는데 사람 많은 플랫폼에서 그러기가 좀 멋적었다.
그리고 디지털카메라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아마 있었다면
나도 핸디가 갖고 싶었는데.
물론 VX-150이 있었다. 그런데 아는 분 개국하신다고 해서, 그분한테 신세를 너무 많이 진 지라 그냥 드렸다.

나도 그 om 정도로 나이 먹으면 저렇게 멋져 보이는 햄이 될 수 있을까.

햄에 대해 요즘처럼 복잡한 생각이 드는 때도 없었는데.
가끔씩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때.
등록일 2004.04.07 23:10

바로 이런 경우다.

예전에 외국 국과 교신하는 방법에 대해 ds1mfc om님 카페에 물어봤다.
요즘에 쏠쏠히, 하루 한 두 외국국과 교신하고 있고, 재미들려 가고 있다.

오늘도 밤 9시부터 LA의 AD6QE OM이 7.064에서 송신하고 7.179에서 수신한다고 해서 아홉 시 반쯤 들어가 봤더니, 오늘 사정이 있으셔서, 전파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포기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이리저리 주파수를 돌려 보다가, 희미한 신호 몇 개를 잡아서 신호가 좋아질 때까지 줄창 기다려 두 국을 잡았다.

처음에는 콜사인 받아적는 것도 버거웠는데, 이제는 약 70% 정도는 문제 없이 받아적고 바로 인지한다. 중간에 들어가는 숫자가 잘 안 들려서 문제지.-_-;
노력의 산물인가. 이것이 SWL인가.

대전의 ds5eaz/3 om에게서 도움을 받아 그것으로 활용하고 있음.

내가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관계로, 저쪽에서 뭐라 떠드는데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마냥 앉아 있는 것이 싫어서 천넷 Q&A에 이러저러한 말 몇개만 일본어 소리나는 대로 적어달라고 했더니, 바로 친절하게 답변을 주셨다.

그것을 그대로 출력해서 리그 옆에 놓아두고 그대로 읽는다.

그랬더니, 일본국들 반응이, 의외로 괜찮은 것(?)처럼 느껴진다.

ㅎㅎ.. 점점 재밌어지고 있다.

나는 지금 몸살이 심하게 났다. 기침은 안 하는데 머리가 띵하고 온몸이 쑤신다. 그런데, 신기하게 리그 앞에 앉아서 그 잡음을 듣고 있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하나도 안 아프다.

일본국 두 국과 교신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마우스로 컴퓨터의 햄2000을 실행하는 순간부터는, 이런… 온몸이 다시 쑤셔온다.

나 미친 것 맞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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