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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들이 생김.

by DS2WGV 2019. 12. 26.

이전 포스팅에서...

해외아동 후원을 하기로 했다고 썼습니다.(https://www.ds2wgv.info/1600 )


Save the Children에 신청을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기를 강력하게 원하셨기 때문에, 희망지역을 아프리카로 선택하였습니다.

후원금은 1명당 3만원이라, 어머니가 2만원, 내가 1만원 하기로 사전 협의를 하였습니다.


오늘 후원할 아이가 배정이 되었다고 메일이 왔는데요,,,,

아프리카 아이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아이가 배정이 됐습니다. 네팔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강하게 반발하셨습니다. 왜 후원자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느냐, 네팔은 잘사는 나라 아니냐?

저것들이 저렇게 해서 돈 다 떼어먹고 후원 안 해주는 것 아니냐? 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뭔가 착오가 있음을 인지하고 저는 Save the Children 측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업무 종료 후라 아직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아프리카 아이가 되든 네팔 아이가 되든,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아이를 월 3만원으로 도울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전쟁 때에 도움받은 만큼 되돌려줄 수 있으니까요.


저도 네팔은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만 봐 오고, 몇몇 교양서적을 통해서 접한 게 다인지라, 웹 검색을 해 봤습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네팔은 잘사는 나라'가 맞는지 확인도 할 겸 해서요.

네팔은 뒤에서 19위에 해당하는 最貧國 중 하나더군요.

사회주의 반군도 좀 있고,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농지의 90%가 특정 계층에 편중되어 있는 봉건적 영주체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고.

어머니가 '잘사는 나라'라고 언급한 것은, MBC 드라마넷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두 번째는 EBS '세계테마기행'이었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 중에, 한국에 와 있는 동생을 보러 네팔의 형 가족들이 방문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항공권을 사 들고 한국에 와서 저렇게 있다 갈 정도면 꽤 잘사는 나라구나 라고 판단하셨고, '세계테마기행'에 보면 수많은 등산객들이 방문하는데, 셰르파를 해서 떼돈을 버는 나라구나.라고 생각하셨다 합니다.


웹 검색을 토대로 한 자료로 한참 설득을 하였습니다만, 이미 어머니의 마음 속에서는 Save the Children이고 나발이고, 원하는 아이가 선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원에 대한 생각은 떠났더군요.

후원과 기부는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 건데, 더 이상 하자고 말하기 싫어서, 그냥 나 혼자 다 끌어안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게 돈을 주셔도 되고, 안 주셔도 된다 라고요.


저도, 박봉에 3만원이란 후원금은 조금 버겁습니다. 철저한 계획경제로 사는 저에게 있어 예산관리가 틀어지는 영향을 줍니다.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성심농아재활원 9,000원

 꽃동네 5,000원

 국경없는 의사회 13,000원

 여기에 3만원이 추가되니, 월 57,000원이 후원금으로 빠져나갑니다만, 이미 결정된 이상 禁酒를 하든, 絶酒를 하든 조절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아들이 하나 생겼습니다.

네팔에 사는 10살 남자아이.

아들아, 우리 열심히 살자.

:-D